[3000+8일]꿈의 공장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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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에서 하룻밤을 잔 뒤 금속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에서 제공한 시원한 복국을 아침식사로 먹었습니다. 대전으로 출발하려고 길을 나서는데 길가에 다쳐서 쓰려져 몸을 떨고 있는 부엉이(또는 올빼미)를 발견했습니다. 머리 쪽을 크게 부딪쳤는지 고개가 돌아가고 한쪽 눈을 다친 채로 몸을 가누지 못했는데 많이 아픈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픈 새를 그냥 두고 갈 수 없어 이리저리 전화를 돌려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습니다. 다행히 동물구조단체에 인계되었지만 야생동물을 어떻게 구조해야하는지 쉽게 알 수가 없어 시간을 지체된 것이 아닌지 걱정입니다. 모두들 부엉이(또는 올빼미)가 꼭 건강하게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을 품은 채 대전으로 향했습니다.





꿈의 공장을 찾아서...


문화제를 하기 위해서 대전 노은역으로 가는 길에 계룡시에 있는 콜텍공장을 들렸습니다. 2007년 4월 이후로 굳게 닫힌 공장이지만 마치 잠시만 문을 걸어 잠근 듯 그곳에 있었습니다. 기계가 빠져나간 껍데기만 남은 공장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깨끗한 건물외관과 봄꽃이 피어있는 나무들이 잘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그 앞에 선 기타노동자들이 지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농성장인 공장 앞 컨테이너가 있었던 곳, 기계가 빠져나가던 날, 행정대집행을 막아낸 이야기...


음악투어에 함께 하는 사람들의 질문이 이어집니다. 일하던 곳은 어디였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 질문을 하나 던지면 대답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3000일 전의 노동의 과정을 마치 어제라도 했다는 듯이 기억하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 일들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자신이 그 일들을 얼마나 잘 했는지를 이야기하는 모습에 노동의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웃으며 지난 노동을 이야기하고 난 뒤 씁쓸한 기분이 몰려와 우리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후문으로 와 공장을 바라보니 버려진 공간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건물에 설치된 집진시설이 제거되면서 벽면 곳곳에 구멍이 나있고 철제 바리케이트에는 칡넝쿨이 어지럽게 얽혀있었습니다.


박영호 사장은 이곳 콜텍 공장을 ‘꿈의 공장’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넓은 공장부지를 매입해 최신식 기계를 설비하고 기타를 생산했던 공장은 사장에게는 점점 더 많은 이윤을 남기는 꿈의 공장이었습니다. 그러나 기타노동자들에게는 이 꿈의 공장이 착취의 공정, 눈물의 기타를 만들던 곳 이었습니다. 사장의 탐욕에 맞서 노동조합을 세운 노동자들이 해고가 되어 3000일이 넘도록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그 앞에서 발을 멈췄습니다. 하루빨리 기타노동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가 꿈과 희망을 만들 수 있는 진짜 ‘꿈의 공장’이 되면 좋겠습니다.





기타를 쳐라! 공장을 돌려라!


콜텍조합원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문화제가 진행되는 노은역 광장으로 향했습니다. <기타를 쳐라! 공장을 돌려라!>문화제를 진행될 노은역 광장은 넓게 트여있고 지나가는 시민들도 많아 문화제를 진행하기 좋은 장소였습니다. 이날 진행된 문화제는 8팀의 공연이 준비되어 음악투어 중에서 가장 많은 공연이 진행되는 문화제였습니다. 대전의 노동자, 단체, 음악인이 공연으로 또는 관객으로 참여한 풍성한 연대의 시간이었습니다. 대전지역에서 활약하는 뮤지션들이 적극적으로 문화제에 동참해주셨다고 합니다. 그들은 진심어린 마음으로 자신들의 공연이 힘이 될 수 있을지 조심스럽게 묻습니다. 음악인들의 공연은 기타노동자들의 곁을 지키는 든든한 응원이자 박영호 사장에게는 위협적인 무기가 됩니다. 이런 연대의 힘이 있었기 때문에 기타노동자들이 3000일이라는 긴 시간을 싸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풍성한 공연뿐만 아니라 준비해 간 3000일 콜친 에코백을 완판을 하고 후원모금함도 꽉 차는 풍요로움도 있었습니다. 이동슈 쌤의 캐리커처는 오늘도 인기였습니다. 다들 아름다워진(?)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며 흔쾌히 후원을 했습니다. 역시 기타노동자들의 고향에 오니 든든함이 느껴집니다.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애쓰는 그 마음들이 너무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콜친 3000 + 음악투어> 여덟째 날을 함께 한 고마운 사람들


하루의 든든한 시작, 아침식사를 제공한 금속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

음악투어 원정단의 피로를 풀도록 사우나 이용권을 제공해준 전교조 김혜영 선생님

저녁식사 후원을 해주신 건약과 건약 회원 오민우 님, 박현욱 님

저녁식사 후원을 해주신 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 노동대학 대전학습관 김기덕 님, 김연희 님

대전에서의 문화제 준비와 홍보 더불어 재정후원까지 아끼지 않은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와 대전 대화동 근로자종합복지관

외국인에세 설명하지 못해 쩔쩔매는 상황을 구원해준 통역 이미루 님

숙소로 사용하라고 사무실을 내어 준 평화센터 대전지부



이후 일정은??


4월28일(화) 청주




4월29일(수) 이천 하이디스



양평 두물머리




수요문화제(서울)




4월30일(목) 홍천



5월1일(금)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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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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